회고록3
들어가며
드디어 6개월 간의 회사 생활이 끝이 났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진 않고 그냥 길었다.
빠듯한 일정 탓에 마지막 날까지도 API들을 만들어냈고, 덕분에(?)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
회사생황을 이어서 하는 선택지도 있었지만 더 좋은 회사에 가기 위해 백수가 되는 길을 선택했다.
동아리 같은 대외활동 없이 나혼자 공부하고, 취업준비를 해야한다. 혼자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퇴사한만큼, 대외활동을 하는 것보다 더 높은 목표치를 달성해야한다.
내 24년 인생 중 가장 갓생이었다고 자부하는 고3 시절로 돌아갈 수 있도록 회고를 통해 마음가짐을 정돈한다.
6개월 간의 회사생활을 통해 얻은것
커리어든 돈이든 SI회사는 직장으로 삼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6개월 ~ 1년 정도 첫 직장으로 다녀보는 것은 괜찮다고 생각했다.
마침 학교 현장실습을 통해 이 회사에서 인턴생활을 할 수 있었는데, 내가 원했던 목표들을 빠짐없이 달성할 수 있었다.
- 경험치
첫 직장이 SI여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는 경험치를 쌓을 수 있기 때문이다.
괴짜가 아닌 이상 하루 8시간을 API 개발에 쏟아부울 수 있는 사람은 흔치 않다.
6개월 동안 나는 레거시 프로젝트 2건, 신규 프로젝트 6건을 담당했다.
질적으로 난이도가 높다고 할 순 없어도, 많은 양의 API들을 개발하고 유지보수하면서 그 어느때보다 크게 성장할 수 있었다. - 회사 경험
첫 직장을 빡센 SI회사에 다닐 수 있어서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다음에 다닐 회사는 업무 강도가 적든, 돈을 더 많이 받든 여건이 좋아지기만 할거라는 뜻 아닌가?완전 럭키비키
개발자라는 직업이 맞는지도 생각해볼 수 있었는데, 꽤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물론 돈 더 많이 받고 워라밸도 더 좋아졌다고 가정했을 때 이야기다. - 방향성
빡빡한 업무를 수행하면서 당연히 아쉬운 점들은 많았다.
그중에서도 컨벤션이 거의 없는것과 다름없었다는점, 프로젝트 구조가 뒤죽박죽이라는 점 등이 유지보수를 매우 많이 힘들게 했다.
근본적으로 모든 원인은 어이없게 짧은 일정 산정이었지만 어쩌겠는가. SI 회사의 피할 수 없는 특성인 것을.
짧은 일정 안에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어이없을 정도로 큰 비용이 발생하는 유지보수를 개선해야 했다.
팀 내 컨벤션을 정립하려 노력했고, 어떻게 하면 더 나은 코드를 작성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과정을 통해 이미 대중적인 여러 아키텍처 스타일, 디자인 패턴, 기술들까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결국 나와 비슷한 경험을 한 선배 개발자분들이 만들어놓은 해결책들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
취업을 위해 요구하는 기술들을 공부하긴 해야하는데, 왜 써야하는지는 모를때가 대부분이었다. 이번 경험을 통해 그 이유를 깨달을 수 있었다.
시장에서 쓰이는 주류 기술들을 익혀서 나의 가치를 제대로 끌어올릴 것이다.
회사생활을 통해 잃어버린것
- 건강
- 잠
- 문과 감성 - 시간이 부족하긴 했지만 그래도 여러 활동의 서류심사에서 떨어진 것은 아쉬울 따름이다.
목표 1. 건강 챙기기
회사를 다니면서 수면이 매우 부족했다. 내 욕심 때문에 퇴근한 후에도 공부를 해야했고, 놀기도 해야했다.
그 결과 하루에 5시간씩 자는 생활 패턴이 형성되었다.
영양제의 힘으로 잘 버텨왔지만 조금씩 몸이 고장난 것 같다는 느낌이 들고있다. 이제는 되돌려야한다.
근무 마지막 주간에는 독감인지, 진짜 그냥 독한 감기인지에 걸려 크리스마스도 못보내고 앓아버렸다.
내 몸속에 있는 노동조합에서 단체파업한 것만 같다.
목표 2. 루틴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 취업준비를 위해서 내 루틴을 만들어야 한다.
일단 하루 8시간은 자야한다. 제일 급하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평일에는 매일 6시간씩 공부한다. 회사를 다닐 때 못하던 공부를 하다니 설레기까지 한다.
기한이 완전히 정해지지 않았을때 너무 열심히 불태우는 것은 연료를 바닥내는 원인이 된다. 나머지 시간은 놀면서 활기를 충전시킨다.
주말은 모임이나 외부활동, 또는 휴식 등 자유시간으로 둔다.
취업해서도 이렇게 생활하면 밸런스가 완벽할 것 같다.
목표 3. 책
개발자가 읽어야될 기본 소양 같은 책들이 많다.
코드 개선에 대한 고민이 깊어져 최근 클린 코드 책을 읽게 되었는데, 재밌는 인사이트를 볼 수 있어 괜찮았다.
취업을 준비하면서 아래의 책들을 모두 읽고 싶다.
- 개발자의 글쓰기
- Docs for Developers 기술 문서 작성 완벽 가이드
- 실용주의 프로그래머
- Effective Java
- 개발자가 반드시 알아야 할 자바 성능 튜닝 이야기
- Clean Architecture
- 가상 면접 사례로 배우는 대규모 시스템 설계 기초
- 도메인 주도 개발 시작하기
- 테스트 주도 개발 시작하기
나열해보니 너무 많아서 압박은 가지지 않고 그때그때 읽고 싶은 책들을 읽어볼 예정이다.
목표 4. 1월의 계획
마지막 회식을 하면서 동료분들이 현타도 많이 오고, 지치기 때문에 취준 기간을 너무 오래 가지지 않는것을 추천하셨다.
그렇다고 공고가 많이 뜨는 3월을 목표로 잡기에는 준비가 너무 부족하다.
그래서 그냥 부담가지지 않고 천천히 되는대로 하기로 했다.
1월에는 시험공부를 하기 전에 청소부터 하는 것처럼 필요한 자격증들부터 따려고 한다.
오픽 IH, AWS SAA(Solution Architect-Associte)를 목표로 한다.
필수적이면서도 그렇게 난이도가 높지는 않다고 들어서 도전해본다.
자격증 이력에 넣을게 없어 좌절했던 지난날을 청산할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