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

블로그 포스팅을 시작하면서 이번 년도의 마음가짐, 회고록

이 글을 쓰게 된 계기

sopt 서버파트에 떨어졌다. 정말 열심히 작성했고 나름 잘 작성했다고 생각했기에 어느정도 자신만만했다. 하지만 떨어졌다.

떨어진 이유를 전혀 몰랐다면 정말 억울하고 슬펐겠지만 다행히(?) 짐작할 수 있었다.

작성할 때에도 염려되었던 부분인데 개발에 관련된 얘기만 주구장창 나열했다. sopt는 실력이 낮더라도 얼마나 다양하고 제시된 가치에 맞는 활동을 했는지를 본다.

때문에 딱히 한것도 특출난것도 없던 나는 떨어질 수 밖에 없었던 것 같다.

그동안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고 헤매서 앞만 보고 달려왔지만 이번 실패를 통해 오히려 되돌아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내 목표는 무엇인가?

어떤 개발자가 되고 싶은가? 라는 질문을 들었을 때, 나는 어떤 개발자가 아닌 어떤 회사에 취직하고 싶은가에 집중을 했었다.

IT 대기업을 목표로 했던 이유 중 하나는 굉장히 현실적인 이유다. 돈이다. 개발자가 이직을 할 때는 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받던 연봉 이상으로 제시받는다고 한다.

때문에 힘든 현실 속에서 조금이라도 발버둥을 치려면 돈이라도 빨리 모으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여기서 외면했던 2가지 사실이 있었다.

  1. 객관적으로 내가 대기업에 들어갈 수 있는 실력을 가지고 있는가?
    • 전혀 아니다. 잘한다고 칭찬을 해주는 지인들도 있지만 나는 너무 부족하다.
  2. 운이 좋게 대기업에 붙었다고 해도 이직 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실력을 갖출 수 있는가?
    • 무조건 아니라고 할 수는 없지만 맞다고 할 수도 없다.
    • 로또에 당첨되어 부자가 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그 돈을 전부 잃는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실력으로 대기업에 들어간 것이 아니라면 오히려 발목이 잡혀 이도저도 아닌 사람이 될 수 있다.


나는 왜 개발자가 되고 싶었나?

사실 ‘무조건 개발자가 되어야지’ 라는 생각은 한 적이 없다.

지방 사람이기에 개발자와 관련된 인사이트를 얻기 힘들었고 개발자가 뭔지 전혀 몰랐다.

처음부터 컴공과가 목표가 된 것은 아니고 소거법으로 하나씩 다 지우고, 그나마 관심이 갔던 게 컴퓨터 뿐이기에 컴공과로 온 것 뿐이다.

엄청 열심히 하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재미가 없진 않았고 나름 적성도 맞는 것 같아 개발자라는 진로로 설정을 했다.


백엔드 개발자가 목표가 된 이유

나는 도전적인 것을 좋아한다. 어려운 것을 좋아한다는 뜻이다. 게임이든 뭐든 남들이 어려워하는 것에 도전하고 성취하는 것을 좋아했다.

쉬운 것을 선택해도 되는데 굳이굳이 어려운 것을 고른다. 백엔드라는 분야도 마찬가지다.

많은 사람들이 백엔드를 선택하지만 그 이유는 멋져보여서, 딱 봤을 때 어려워보이고 무슨 일을 하는지 짐작할 수 없기 때문인 것 같다.

짐작할 수 없기 때문에 어려워보이고, 때문에 자연스럽게 나도 끌린 것 같다.

본능적으로 끌린 것인데 자소서나 면접에서 왜 백엔드를 선택했냐고 물어보면 참 난감하긴 하다.


그러면 어떤 회사에 가고 싶은가?

어떤 회사에 가고 싶은지를 다시 생각해봤다.

일단은 수직문화가 강한 공기업이나 금융업계 보다는 수평적인 IT 서비스 기업이 맞다. 문화 차이 뿐 아니라 학점, 영어 등을 챙길 수 있는 시간조차 부족하다.

돈을 위해 대기업을 쫒는 것도 그만두기로 했다. 어짜피 실력을 키운다면 돈은 따라올테니까.

그렇다면 역시 개발문화가 좋고 의지할 수 있는 든든한 사수가 있는 곳이 가장 좋다. 물론 대기업에는 환경이 잘 마련되어 있겠지만 괜찮은 스타트업들도 꽤나 많아 보인다.

지금 당장은 회사에 지원할 생각이 없어도 공고를 계속 찾아보고 좋은 회사가 무엇이 있는지, 회사가 원하는 인재상은 무엇인지 심심할 때마다 찾아보면 취준의 방향성을 잡는 데에 좋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어떤 개발자가 되고 싶은데?

세상에서 제일가는 실력까지는 필요없다. 그냥 주변에서 제일가는 개발자가 되고 싶다.

옛날부터 나의 성장 동력은 주변 이었다. 열심히 하는 친구들을 보면 나도 덩달아 열심히 하게 된다.

나는 이것을 이용해서 내 목표를 주변으로 설정했다. 단순히 주변이 아니라 나는 주변의 범위를 점차 넓혀갈 생각이다.

한 무리에서 최고가 되고 더 큰 무리에서 다시 최고가 되고 더더 큰 무리에서 최고가 되는 과정을 거치면 결국 세상에서 최고가 되지 않을까?

최고가 된다는 뜻이 명예를 얻고 싶다는 뜻은 아니다. 그냥 자기만족이다.


또 나에게 부족한 점

내가 부족한 또다른 점은 소통이다.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말이 제대로 입 밖으로 나오지 않고 못할 때가 많다.

하지만 해결하는 법은 결국 소통밖에 없다. 그렇다고 모르는 사람 아무나한테 말 걸 수 있는 성격도 아니다.

그래서 나름 떠올릴 수 있는 방안은 발표동아리 같은 곳에서 활동을 하거나 어짜피 개발자에겐 협업이 중요하므로 여러 사람들이 모여 협업할 수 있는 IT 동아리를 들어가던가 이다.

소통은 어렵지만 극복하려하는 노력이 있다면 언젠가 고쳐질 거라 믿는다.


내가 해야하는 것

이렇게 냉정한 고찰을 통해 나의 부족함을 정면으로 바라보게 되었는데 무엇을 해야 하는가?

정말 흔한 것이다. CS 지식, 알고리즘, 프레임워크, 안써본 기술 도전 등.

결국 나는 IT 회사에 들어가서 백엔드 기술에 대해 탐구해보고 싶은 것이 목표이므로 많은 IT 회사가 보는 역량들을 기르면 된다.

인터넷에 바이블처럼 널리 퍼져있는 것들을 나는 그저 따라가기만 하면 된다. 인터넷에 널려있다고 해서, 남들 다 하는 것이라고 해서 안좋은 것이 아니다.

오히려 중요한 것들이기에 계속 자소서 문항으로 나오고 면접 질문으로 나오는 것이다.

개발자가 되고 싶은데 이런 것들을 안하는 것은 그저 핑계일 뿐이다.


개발자라는 직업이 위태롭다는데?

필터링 없이 말하면 ‘알빠인가?’ 라고 말할 것 같다.

인공지능이 개발자라는 직업을 대체해도 다른 형태로 바뀔 수 있는 것이고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솔직히 생각하는 것 자체가 에너지 낭비인 것 같다.

나에게 있어 제일 큰 보험(?)은 ‘개발자 안하면 뭐할건데?’ 이다. 하고싶은 다른 것이 없다. 그냥 개발이 제일 재밌는 것 같다.

다른 대안도 없는데 굳이 내 미래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다.

진짜 망하면?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한다는 마인드. 현재에만 집중해서 살기로 했다.


이번년도의 목표

sopt도 떨어진 김에 기본기를 다시 점검한다.

블로그 포스팅을 시작해서 면접 질문들을 커리큘럼으로 삼아 CS 지식을 하루에 한개씩 정리한다.

미뤘던 알고리즘도 개념을 익히고 문제도 몇개씩 풀어본다.

우리나라에서 취업을 하고 싶기 때문에 Spring 프레임워크 공부도 해야한다. (김영한 님의 강의를 1년이 지나도 다 못듣고 있다. 미친거같다.)

IT 개발 동아리나 질 좋은 부트캠프들도 기회가 된다면 계속 지원해볼 생각이다.

또, 멘토를 구해볼 생각이다. 나는 삐끗하면 경로 이탈할 수도 있는 약한 사람이기에 바로잡아줄 멘토가 필요하다.


하루에 해야하는 것

  • CS 지식이나 지금까지 공부했던 것 중 하나 블로그에 정리하기

  • 알고리즘 개념 공부 or 문제 풀기

  • 스프링 강의 듣기

  • 기타 학교 공부


마무리

2학년 때까지 놀다가 작년 3학년부터 조금 열심히 하고 이번 4학년에 고찰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이런거 보면 나는 P가 맞다.(수능공부도 고3부터 했다.)

물론 환경이 안좋았을 수도 있다. 고등학생, 중학생 때부터 코딩 공부하는 요즘 친구들을 보면 참 부럽기도 하다. 라떼는...

어떤 이유든 지금까지 놀았던 나의 업보기도 하고, 이미 놀 때부터 각오를 했었다. 솔직히 유튜브 좀 덜 보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도서관 가면 충분히 될 것 같다.

이번년도의 목표를 지켜서 습관으로 남겨두면 평생 공부해야 하는 개발자의 역량으로서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나에 대한 기록들을 거의 남기지 않았는데 미래에 내가 이 글을 볼 때마다 낯간지럽긴 하겠지만 마음 잡는 데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여러분이 이 글을 보면 더 부끄러울 것 같다.(보지마세요.)

This post is licensed under CC BY 4.0 by the author.